[경향신문] "임시정부 독립운동 통해 근대국가 이뤄"

작성자 기획관리부 작성일 2009.08.20 14:16 조회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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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제5회 독립기념관 학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는 김희곤 안동대 교수(55)로 20년 넘게 대한민국임시정부사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사 연구에 매진해온 중견 학자다. 학술상을 받은 저술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연구>(지식산업사).

김 교수의 수상은 의미가 남다르다. 독립기념관 학술상은 한국독립운동사 분야에서 우수한 저서를 발표한 이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지금까지는 1세대 원로학자들이 받아왔다. 김 교수는 이번 수상이 “개인적으로 부담스럽다”면서도 “독립운동사 연구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독립운동사 분야가 1980~90년대 이념 논쟁 과정에서 좌우 양 진영으로부터 비판 받거나 외면 당하면서 연구에 뛰어드는 신진 연구자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김 교수의 전공 분야인 임시정부도 군사정권의 ‘어용학자들’이나 ‘진보적 학자들’, 그리고 남한의 정통성을 부정하려 했던 북한 학자들에게 평가절하와 폄훼의 대상이었다. 김 교수는 “임시정부에 대한 평가는 존립가치와 역할가치, 그리고 세계사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임시정부는 민주공화정을 표방한 첫 정부조직이라는 역사적 존재가치를 갖는다. 역할가치라는 면에서는 독립을 이뤄내기 위해 26년 동안 이른바 ‘총체적인 방략’을 펼쳤고 이는 세계사적 차원에서도 유일하다. 다만 정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쇠약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김 교수는 임시정부가 열강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제국주의 열강이 인정해주지 않았다고 피와 땀과 눈물의 식민지 해방투쟁사를 평가절하하는 것이야말로 제국주의적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광복을 미국 등 열강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힘의 논리에 치우친 것”이라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카이로선언에서 유일하게 한국의 독립을 보장한 것은 독립운동의 역량이 열강 사이에서도 평가됐던 것”이라면서 “48년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른 신생국들과 달리 시스템이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독립운동의 역량이 바탕이 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나아가 ‘식민지 근대화론’에 맞서 ‘독립운동 근대화론’을 얘기했다. “독립운동은 단순히 제국주의 국가에 맞서 싸운 것이 아니라 근대국가를 만들었습니다.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을 펼치면서 근대화를 추구한 점에서 세계 식민지 해방사 속에서 돋보입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불거졌던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1948년이 아니라 1919년 건국됐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임시정부라는 정부조직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민이 주인되는 나라인 ‘민국’이 세워지고 그것을 운영하는 정부, 곧 임시정부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1919년 4월11일 공포된 임시헌장 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라고 했어요. 국호를 ‘대한민국’이라고 하고 그것을 운영하는 정부가 임시정부, 의회는 임시의정원이라고 했습니다. 국토가 회복되면 임시정부와 임시의정원은 정부와 국회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대한민국’ ‘정부’ ‘국회’ ‘대통령’이라는 용어와 ‘민주공화정’이라는 시스템을 대한민국 임시정부로부터 그대로 가져왔다. 태극기도 임시정부 법령에 의해 국기로 정해진 것이다. 또 임시정부에서는 지금의 관보와 같은 공보를 발간했는데 48년 9월에 나온 관보 1호에는 ‘대한민국 30년 9월’이라고 나온다. 김 교수는 “그런데도 어느날 48년 8월15일이 건국절이라면서 시점을 끊고 그 앞의 것(대한민국 임시정부)을 약화시키고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 편찬위원회 위원장과 안동독립기념관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학문 연구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대중화하느냐가 인문학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임시의정원과 국회의 ‘연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만주지역 항일투쟁에 앞장섰던 김동삼의 평전을 펴낼 예정이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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