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민족 해방 투쟁과정이 근대 한국 건설 과정

작성자 기획관리부 작성일 2009.02.25 18:15 조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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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민족 해방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근대사회를 일궈냈으며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그 대표적 모델이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연구자인 김희곤(55·사진) 안동대 교수가 '독립운동 근대화론'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다음 달 9일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용덕) 주최로 열리는 3·1운동 9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 발표문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세계사적 의의' 에서 "한국의 독립운동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운 식민지 해방운동일 뿐 아니라 근대사회를 구현해가는 운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독립운동이 근대화운동이었다는 주장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23일 배포된 발표문에서 근대를 정치적으로는 민주공화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사상적으로는 합리주의와 과학적 비판정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정의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군주정(君主政)이 아니라 민주공화제를 채택하고 임시의정원을 설치해서 의회민주주의를 지향했다. 민주공화제는 근대민주주의와 시민사회, 자유와 평등, 인간의 존엄성을 주요 골자로 하기 때문에 임시정부는 정치적 근대화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임시정부 수립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국(民國)'이 세워진 것이고, 이를 운영하는 최초의 '국민정부'가 세워졌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독립운동은 사회·사상적 분야에서도 다양한 근대적 사조를 받아들였다. 전통적인 위정척사 사상에서 출발한 의병 항쟁은 점차 민중의 손으로 확산되면서 계급사회라는 한계를 극복해갔고, 혁신유림은 서유럽 근대 사조인 계몽주의나 시민사회를 향한 혁명 논리 그리고 사회주의까지 받아들여 독립운동 현장에 접목시켰다. 김 교수는 "3·1운동 이후 신세대 독립운동가들이 다양한 이념을 수용하면서 민족문제 해결에 나섬으로써 사상적인 면에서 근대화를 가져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일제의 식민 지배가 한국 자본주의 성립과 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비판했다. "식민지 덕분에 근대화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경제적 기준만으로 역사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독립운동이 제국주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안티(Anti) 투쟁일 뿐 아니라 근대국가를 만들어가는 건설 과정이었다는 시각은 새롭고, 또 설득력 있다. 김 교수의 주장은 임시정부 등 해외의 독립운동뿐 아니라 일제 식민 치하에서 국내에서 전개된 물산장려운동과 신간회, 조선학운동 등 민족운동 들을 근대화 운동으로 재해석해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논의가 주목된다.



입력 : 2009.02.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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